도시의 삶, 그리고 휴식과 봄
에세이
트래블러 서울_첫번째 이야기 '서울숲'
#서울숲#성수동#봄#도시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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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중증 '방랑벽' 의 나는 새롭게 태어나거나, 시즌을 맞이하는 장소로 여행을 떠난다. 코로나가 일상이 된 지금, 먼 곳보다는 내가 머무는 도시, 서울에서의 여행이 좀 더 익숙해졌다.  그러면서 나에게 큰 변화가 생겼는데 , 그중 하나가  ‘가벼움’ 이다. 지방, 혹은 해외로 여행을 떠나면 혹시나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카메라 2대와 모든 렌즈, 그리고 촬영에 필요한 소품과 액세서리까지 챙겨가며 크고 무거운 가방을 여행 내내 함께 해야 했었다. 하지만 가까운 곳으로 작은 여행을 떠나면서 가방도 함께 가벼워졌다. 내가 생각했던 사진을 얻지 못했더라도 "다시 또 오면 되지"라는 생각이 기본으로 장착되기 때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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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 살면서 밤과 낮을 따지지 않고 걸을 수 있었기에 누구보다 구석구석의 매력을 잘 알기 때문일까? 올해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튤립이 아름답게 피었다고 한다. 두려움에 사람이 많은 공원에 들르기 어려운 분들은 마스크 꽉꽉 매고 지겨운 커플들 사이에서 묵묵히 담은 꽃 사진으로 힐링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봄을 맞아 형형색색의 꽃이 난무(?)하고 있다는 서울숲으로 카메라와 85mm 렌즈 하나를 가지고 도시 여행을 다녀왔다. 미국의 센트럴파크처럼 높은 빌딩 숲 옆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서울숲은 어느 도시의 숲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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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은 사랑의 고백, 매혹, 영원한 애정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큰 풍차와 함께 넓은 공간에 피어있는 튤립은 어릴 적 사회 시간에 많이 보았던 것 같다. 하지만, 튤립의 원산지는 터키라고 하며 귀족들이 좋아하게 되면서 귀족을 상징하는 꽃으로 투기의 대상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입장료 없는 서울숲에서 무료로 이렇게 귀한 튤립을 마음껏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도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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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의 다양한 색을 담다 보니, 최근 이렇게 화려한 색을 본 적이 있었냐는 생각이 든다. 도시인들은 TV가 아니면 색을 보기가 어려운 것 같다. 다양한 이벤트와 순간순간 바뀌는 TV 속 장면들에 익숙해지고 있기에 코로나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꽃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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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서울숲 여행에서 가장 마음 들었던 건 가장 좋아하는 수선화가 가득 피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제주도 겨울 여행에서 만날 수 있었던 수선화가 이제는 도시한 가운데서도 동화 같은 이미지를 뽐내면서 피어 있다. 최근 강남 대로의 화단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꽃이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꽃이기에 멀리 찾아가서 보는 매력도 있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꽃을 집에서 기르고 매일매일 보는 것도 좋지만, 어느 시간 혹은 시즌에 맞춰 찾아가 헤어진 옛 애인을 만난 듯한 두근거림도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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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양한 꽃이 핀 서울숲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스토리가 많다. 튤립과 수선화의 봄과 함께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메타세콰이어 길, 그리고 숨겨주고 싶은 길고양이들의 쉼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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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봄비가 지나고 나면 튤립은 더욱 반짝이는 모습을 보이고,
더워지는 계절에 다른 꽃들에 공간을 넘겨줄 것 같다.

아직은 외출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만, 그래도 천천히 걸으며
TV 프로그램보다 더 화려한 꽃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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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By. 써니

본캐는 회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싸돌아 다니다가 코로나로 ‘작은 여행’이라는 컨셉으로 도시와 공간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방랑벽과 소비 벽을 무서워하며, 순수한(?) 영혼을 지켜나가고 있다.

박경수 @dreamfactory_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