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보물섬이 많다”
에세이
아랫꽃섬길 하화도 여행기
#보물섬#여수 하화도#배낭여행#꽃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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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서울에서 지내는 여행자에게 우리나라의 남쪽 세상은 열기 전 보물 상자 같은 존재이다. 이번에는 수많은 보물 상자 중 하나를 열어보기로 했다.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고서 마주한 그곳은 여수의 ‘하화도’이다. ‘아랫꽃섬’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곳은 말 그대로 4계절 동안 다양한 꽃들이 섬을 가득 채워서 아름다운 곳이다. 올해 특히 이른 개화 시기와 자주 내리는 비 소식으로 기대하던 모습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섬이 전해주는 분위기에 이미 매료돼버렸다.

#하화도 배낭여행

하화도를 돌아볼 수 있는 아랫꽃섬길은 대략 5.7km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곳이다. 당일 트레킹을 하러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고 한다. 내가 들어간 날에는 비가 와서 그런지 관광객이 거의 없었고, 덕분에 아담한 섬에서 우리만 있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섬에서 하루 묵기 때문에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하화도 주민분들이 배낭여행자들을 위해 배려해 주셔서 야생화 공원의 일부분에서 야영을 할 수 있었다. 깨끗한 화장실과 개수대까지 있어서 캠핑장에 버금가는 곳이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금까지 백패킹을 다니면서 주민분들의 눈치를 봤던 경험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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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이 섬의 배려가 정말 감사했고, 오래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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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받는 여행길

앞에는 에메랄드빛 바다, 뒤에는 벚꽃나무를 두고 우리는 한량같이 있었다. 그런 우리에게 주민분들이 지나가며 먼저 인사도 해주시고 주의사항도 알려주셨다.
“기름은 버리지 말고, 퐁퐁도 안돼~ 물고기들이 죽어~ 저기로 걸어가면 널린 게 쑥인데, 쑥 뜯어다가 닦으면 잘 닦일 거야”
이번에는 뒤에 할머니를 태우고 오신 할아버님이 인사를 하고는 산책로 끝에서 운동하신다.
“온 김에 스트레스 쫙~ 다 풀고 가~”

지역 여행을 가면 가능하면 한 끼 정도는 현지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그러면 더욱 그 지역과 가까워지는 기분이다. 하화도에서는 서대회무침 정식을 먹었는데, 여수 느낌이 풍기는 밑반찬을 고루 먹어볼 기회였다. 너무 풍족하게 주셔서 남기는 게 죄송할 뿐이었다. 오가며 이것도 저것도 먹어보라는 사장님에게도 애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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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섬

섬 트레킹이 좋은 이유는 조금만 올라도 드넓은 바다와 섬의 모습이 두 눈에 담기기 때문이다. 아랫꽃섬길도 그러했다. 유채꽃밭을 곁에 두고 조금 올라가니 에메랄드빛 바다에 발이 멈추고 말았다. 섬 트레킹을 한다면 소요 시간을 더 여유롭게 두어야 한다. 이처럼 길을 걷다가 멈추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꽃섬길답게 알 수 없는 꽃들이 종종 보였고, 이제 막 연두색으로 변해가는 나무들도 조화로웠다. 하화도의 랜드마크라고 불리는 꽃섬다리는 고요했던 분위기를 아찔하게 만들어주는 다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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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섬 그리고 자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마련된 ‘길’ 덕분이다. 옛 섬사람들이 오가던 길이었겠지만, 그대로였다면 둘러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길을 조성하면서 섬의 본모습이 훼손됐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최소한의 영역으로 길을 마련해 주셔서 자연을 함께 누리게 해주심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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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10

By 하씨스터

배낭 메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2번 다녀온 여행자
현재는 매 주말마다 백패킹이나 등산을 다니며 추억 쌓고 있다.

하은주 @ha.si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