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여행객을 위한 구례여행 tip
에세이
트래블러 낭만구례댁의 구례가이드
#구례#오일장#구례스테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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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구례가 처음이라는 손님들이 어디를 가야할 지 추천해달라고 한다. 아무런 정보 없이 그냥 배낭 하나 둘러메고 왔다는 손님, 그럴 때 마다 내가 이곳의 여행자였다면 어디를 갈까 생각에 잠긴다.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휴일이면 여기저기 떠났던 여행자의 마음으로 구례 여행 tip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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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용한 곳에서 사색이 필요할 때

화엄사, 천은사, 사성암

구례에는 유명한 절 3곳이 있다. 웅장한 규모로 국보, 보물, 천연기념물을 보유한 유서 깊은 화엄사와 드라마 <미스터선샤인> 촬영지로 알려진 천은사, 그리고 오산 꼭대기에 위치한 사성암이다. 3월말에서 4월초가 되면 화엄사의 진홍색의 홍매화 꽃이 아름다워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찾는 여행객들이 많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천은사 주변으로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산책로가 있어 머리가 복잡한 날에는 운동화 신고 가벼운 복장으로 천은사 상생의 길을 걷는다. 종교를 떠나 고요한 산사를 걷는 일은 아무 생각없이 머리를 비우기에 도움이 된다. 화엄사, 천은사에는 템플스테이가 가능하니 특별한 휴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오산(530m)에 꼭대기에 위치한 사성암은 아래 주차장에서 등산을 하거나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버스에서 내려 사성암으로 걸어 올라가기 전 (도보 5분 정도) 오산 활공장이 있는데 섬진강과 구례 들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성암에는 한가지 소원을 꼭 들어준다는 소원 바위가 있으니 꼭 찾아가 소원을 빌어보자.

천은사, 사성암 뒤 오산 활공장

2. 자연 속에서 산책하는 즐거움

섬진강 대나무숲길, 봉성산

섬진강변에 위치한 대나무숲 길은 약 500미터 정도 대나무가 심어져 왕복 40분 정도 걸을 수 있다. 죽죽빵빵길이라는 재미난 이름이 붙여진 숲길에는 중간중간 벤치가 있으니, 가만히 앉아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잎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일상의 스트레스는 잠시 잊고 아무 생각없이 걷다 보면 몸도 마음도 조금 편해지지 않을까. 구례의 지리산 노고단과 지리산 둘레길이 걷기 좋은 길로 많은 여행객이 찾는다. 짧은 일정에 산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 봉성산. 구례 읍내에 위치한 동네 뒷산으로 운동하는 마을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해발 166m 아담한 곳으로 경사진 곳은 데크가 깔려있고 흙 길도 잘 다져져 있어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올라 갈 수 있다. 봄이 되면 벚나무가 만개하여 분홍으로 물들인 산이 아름답다. 천천히 2~30분 정도 올라가면 정상에 있는 정자에 도착할 수 있고, 지리산에 둘러싸인 구례읍을 한눈에 볼 수 있다.

3. 사람 냄새 나는 정겨운 시골을 느끼고 싶다면

구례 오일장, 구례읍

조용한 시골 동네 구례읍에 활기가 띄는 날은 바로 오일장날이다. 끝자리 3,8일 오일장날에는 직접 기른 채소와 나물을 팔러 나오신 할머니들, 장보는 아주머니들,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이웃과 안부를 묻는 정겨운 풍경들을 볼 수 있다. 오일장에 가면 빼먹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시장표 간식이다. 찜통에서 갓 나와 김 모락거리는 만두와 바로 튀겨 주시는 주시는 한 개 500원짜리 도넛 그리고 속 꽉 찬 잡채 호떡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오일장 안에는 부담없이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국밥 맛집,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시는 팥죽집 등 전라도 손맛이 담긴 한끼를 할 수 있는 식당들도 많다. 시장 간식들을 포장해서 근처 서시천 공원이나 섬진강 변 정자에 앉아 가볍게 피크닉 해보길 추천한다. 도시와 달리 조용한 시골 읍내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동네 빵집도, 귀여운 디저트 가게도 주인장의 개성이 담긴 작은 카페들도 만날 수 있으니 천천히 발 길가는 대로 걸어보자. 구례읍 규모가 크지 않아 뚜벅이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4. 남는 건 사진, 인생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곳

지리산 치즈랜드, 천개의 향나무숲

나리와 산책을 하러 자주 가는 지리산 치즈랜드는 넓은 구만저수지와 잘 정돈된 푸른 언덕이 있어 외국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특히 노오란 수선화가 피는 봄에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산과 저수지를 내려다 볼 수 있으며 날씨 좋은 날 저수지 주변 산책로를 걸어도 좋다. 19년에 처음 오픈한 천개의 향나무 숲은 주인장분께서 손수 가꾸어 낸 정원으로 곳곳마다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어 어디에서 찍어도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으며 피크닉하기에도 좋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싱그러운 초록의 울창한 숲과 흙 길을 걷다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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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때론 여행의 기억은 그곳에서 산 물건으로부터

섬진강 책사랑방, 나리네 잡화점

최근 구례 섬진강변에 중고서점 <섬진강책사랑방>이 문 열었다.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헌책방 <대우>를 운영하셨던 사장님께서 새롭게 터를 잡으셨다. 지난해 구례 수해로 인해 몇 십 만권의 책들이 물에 잠기고 유실되었다는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남겨진 10만권들의 책들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다. 오래된 책 냄새,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곳, 섬진강이 보이는 책상에 앉아 책을 보며 여유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리고 여행의 기억이 담길 맘에 드는 책 한권 골라 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을 하면서 그곳에서 만난 마음에 드는 물건이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문득 여행의 기억을 떠오르게 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카페 옆 작은 공간을 <나리네 잡화점>으로 운영 하고 있다. 외국 여행에서 샀던 추억의 물건도 있고 오래된 빈티지 그릇, 유니크한 소품, 옷들을 팔고 있어 오고 가며 구경하는 즐거움이 있다.

구례는 노인층 인구 비율이 높고 워낙 작은 동네라 요즘 같은 시기에 여행을 추천하는 것이 조금은 조심스럽다. 비대면 여행, 안전한 여행을 위해 서로 조심하면서 하루빨리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나리10

By 루시

홍보 마케팅 일을 하다 잠시 도시를 벗어나 제주 살이를 하게 되었고 지금의 남편과 반려견을 만났다. 현재는 결혼 후 남편의 고향인 구례로 귀촌한지 4년차, 구례읍에서 작은 잡화점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김경남 @hellolucy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