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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시골생활이 지루하다 느껴질땐 도시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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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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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잔잔한 일상에 새로운 자극

#때때로#서울#도시여행











#친구에게


짧은 도시로의 여행은 내게 생기를 찾아주었나 봐. 어제 만난 친구가 얼굴도 밝아지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다고 그러더라. 매일 같은 곳으로의 출근과 반복되는 일상, 조금은 천천히 가도 될 것 같은 여유로운 시골 생활이 지루하다 느껴질 땐 복잡한 도시가 그리워지거든. 서울에 도착하니 내 발걸음이 나도 몰래 빨라지더라.


카페 손님들이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는 “조용한 시골에 살면 사장님 답답하지 않으세요?”

내 대답은 “그럴 땐 도시로 여행 가요 지금은 외국에 갈 수 없지만, 서울도 좋고 부산도 좋아요.”











듣고 싶었던 베이킹 혹은 쿠킹 원데이클래스나 잡화점 물건 바잉을 핑계 삼아 쉴 때 1박 2일 혼자 서울에 잘 가곤 하는데, 그래야 출근하며 나리 봐주는 남편에게 덜 미안하거든.


새벽 첫 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니 곧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였어.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브런치를 먹고 나오니 빗방울이 굵어져 우산을 샀어.

시골에선 예쁜 우산 하나 사는 게 쉽지 않은데 잘 됐다 싶었지. 친구들은 오랜만에 서울에 왔는데 비가 와서 어쩌나 했지만 나는 비 오는 서울이 좋더라.

예전에도 지금도. 서울 살 때 우리 비 오는 날이면 퇴근길 집 앞 포장마차에서 급 약속 잡고 뜨끈한 알탕에 소주 한잔 했던 이모네 포차가 참 그립다.












이번에는 일 때문에 간 게 아니어서 가고 싶었던 호텔을 예약 했어. 여행자 기분도 내고 싶어서 말야. 여기로 해야겠다 생각한 건 루프 탑에 있는 카페 뷰 때문이었지.

달콤 씁쓸한 추억이 있는 스무 살과 서른 사이 작은 원룸이 있던 곳, 잠원 지구 한강이 보이거든 그리고 좋아하는 남산까지.


서울 살면 남산타워 잘 안 간다 하지만 무작정 걷고 싶은 날 자주 가곤 했었어. 벚꽃이 필 때쯤 얼마나 예쁜지 몰라. 동대 입구 지하철역에서 내려 국립 극장쪽으로 시작해 남산 둘레 길을 참 좋아했어. 혼자도 걷고 맘에 드는 친구와도 함께 걸었었지.


영화 ‘최악의 하루’ 에서도 여주인공 한예리가 하루에 세 남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데 거기 배경 중 한 곳에 남산 둘레 길이거든 안 봤으면 정말 추천해.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니까요 여자 주인공은 꼭 행복해질 거예요”

제목과 달리,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질 꺼야.


퇴근하는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고 핫하다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후 서둘러 숙소에 돌아왔어. 밤 10시 문 닫기 전 루프 탑 카페에서 한강 야경을 보고 싶었거든.

촉촉이 비가 내린 후 서울 밤 야경은 참 아름답더라 어둡게 깔린 안개 사이로 반짝반짝 꺼지지 않던 불빛들. 시골은 알잖아, 저녁만 되면 정말 조용하거든 일찍 식당들도 문 닫고 할머니들도 일찍 주무시니까.

사랑하는 도시의 야경을 보며 웬만한 한 끼보다 비싼 진 토닉 한 잔에 달콤한 사치를 부려 봤어. 자주 할 수 없어서 그게 더 소중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

혼자 온 사람은 주위를 둘러보니 나밖에 없었지만 뭐 어때 나는 여행자인걸.

그리고 마감시간이 되어도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갈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오늘의 집이 있다는 게 참 좋더라.









빳빳한 시트, 푹신한 침대에서 꿀 잠을 자고 아침에 다시 루프 탑 카페에 올라가 모닝커피를 마셨지. 어젠 흐린 날씨 탓에 잘 안 보였던 남산타워가 선명하게 보이더라.









미리 예약해둔 쿠키 수업을 듣고 집으로 가야할 시간, 여행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기 위해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가기로 했어. 기차역에 오면 괜히 설레잖아.

기차 안 달콤한 쿠키 냄새를 맡으며 짧은 여행을 마무리했어. 기차역으로 마중 나온 남편과 나리를 보니 다시 집으로 왔구나 싶었어.










도시에 다녀오면 느슨했던 마음이 조여지는 느낌이야. 다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잔잔한 일상에 새로운 자극이 되는 것 같아.

다음에는 조금 여유 있게 가서 미술관도 가고 싶고 한강에서 피크닉도 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서울 한달 살이 하며 도시를 여행하고 싶어.

익숙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한 나의 도시, 서울.


이번 여행 내내 함께한 책 김민철 작가의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를 보니 지난 여행을 추억하면서 편지를 쓰고 싶었어.

작가의 지난 책에도 나오는 말,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 여행.” 도시나, 시골이나, 어디서든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자.


느릿느릿 여유가 필요한 날 이곳으로 여행 오렴. 천천히 손으로 내린 따뜻한 커피를 선물 할게. 화려하고 활기 넘치는 빌딩숲이

그리운 날 나는 도시로 여행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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